2017.09.21
 
정의는 합의 될 수 없는 무언가로 생각된다.
어떤 문제를 놓고 정의라는 각자의 잣대를 하나씩 들고 자신의 위치에 선 후에는, 아무도 쉽게 걸음을 떼지 않는다.
그곳엔 합의점은 있을 수 있지만 여전히 정의는 각자의 위치에 있을 뿐이다..
다만 이 과정을 거친 후 다시 한번 같은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서로의 위치는 이전번과는 조금씩 달라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대화를 통해 결론을 얻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또 다음번에 조금씩 변했을 서로의 위치에서 같은 문제에 대한 토론을 반복함으로써 조금 더 서로의 온기를 느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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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이유는 없이 라오스행을 결정하고
나서 우연히 눈에 띄어 구입한 책
 
책 내용이 뭐가 됐든 제목 때문에
(더하여 작가 때문에)이런 우연이?
이거 살 수 밖에 없는거군? 하고.
 
어쩌면 내가 나에게 질문하고
스스로 답해야 할 한 줄 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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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100퍼센트의 상대가 자신을 찾아 주었을 때
이처럼 간단하게 꿈이 실현되어 버려도 좋은 것일까 하는..두 사람의 마음 속에 약간의, 극히 사소한 의심이 파고든다.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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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한 아들에게 (작자 미상)
 
내 손은 하루 종일 바빳지.
그래서 네가 함께 하자고 부탁한 작은 놀이들을
함께 할 만큼 시간이 많지 않았다.
너와 함께 보낼 시간이 내겐 많지 않았어.
 
난 네 옷들을 빨아야 했고, 바느질도 하고, 요리도 해야 했지.
네가 그림책을 가져와 함께 읽자고 할 때마다
난 말했다.
"조금 있다가 하자, 얘야."
 
밤마다 난 너에게 이불을 끌어당겨 주고,
네 기도를 들은 다음 불을 꺼주었다.
그리고 발끝으로 걸어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왔지.
난 언제나 좀 더 네 곁에 있고 싶었다.
 
인생이 짧고, 세월이 쏜살같이 흘러 갔기 때문에
한 어린 소년은 너무도 빨리 커버렸지.
그 아인 더 이상 내 곁에 있지 않으며
자신의 소중한 비밀을 내게 털어 놓지도 않는다.
 
그림책들은 치워져 있고
이젠 함께 할 놀이들도 없지
잘 자라는 입맞춤도 없고, 기도를 들을 수도 없다.
그 모든 것들은 어제의 세월 속에 묻혀 버렸다.
 
한때는 늘 바빳던 내 두손은
이제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
하루 하루가 너무도 길고
시간을 보낼 만한 일도 많지 않지.
다시 그때로 돌아가, 네가 함께 놀아 달라던
그 작은 놀이들을 할 수만 있다면.
 
(류시화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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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책/독서노트 2019. 10. 11. 13:59
 
침묵의 의미 (1974, 무소유 중)
현대는 말이 참 많은 시대다.
전자매체가 나오면서는 혼자서도 얼마든지 지껄일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말이 많으면 쓸 말이 별로 없다는 것이 우리들의 경험이다. 하루하루 나 자신의 입에서 토해지는 말을 홀로 있는 시간에 달아 보면 대부분 하잘것없는 소음이다.
시시한 말을 하고나면 내 안에 있는 빛이 조금씩 새어 나가는 것 같아 말끝이 늘 허전해진다.
(성찰하는 침묵이 아닌 회피하는 침묵은 비겁한 침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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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책을 구입해서 읽어 본 지가 언제인가 기억도 못 할 때 뭐라도 책을 한 권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집어 들었다.
어렸을 적 그냥 술술 읽어 넘기던 때와는 뭔가 대하는 느낌이 달라진 건지 내가 책을 읽는 방법을 잊어버린 건지.
한 줄 한 줄에서 어떤 유의미한 의미를 얻고자 하는 건 아니었지만
한 줄 읽고 방금 그 한 줄 내용이 뭐였지? 하며 다시 읽고, 한동안 손에서 놓아두었다 한참만에 다시 읽고.
처음엔 뭐라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쥔 책,
내 생각과는 다른 부분이 많아 읽기 힘든 부분도 있었고, 그래서 더 오래 걸린 면도 있고, 일 년 하고도 반을 넘겨 이제 마지막..
참.. 그냥 끝을 보지 않고 놔둘까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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