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

책/독서록 2019. 10. 11. 14:16
2017.12.10
 
미움받을, 자유로워질 용기
지금까지 한 방향으로 선명하게 찍어 왔던 삶의 발자국을 지우고 지금 이 자리에서 자유롭게 춤추 듯 살아가는 방법
#
목적론으로 시작한 아들러의 심리학은 이성과 경제적 논리 위에 세워진 상식을 정확히 반대로 뒤집는 일종의 감성적인 삶의 예찬이다.
똑같이 반대로 말하면 이 행복으로 가는 길로 빠져들려 할 때마다 이성이란놈이(어떻게 먹고 살 것인지) 마치 물에 빠지는 사람을 본 것 마냥 내 뒷덜미를 황급히 잡아 챈다.
우리에겐 행복으로 가는 방법을 따를 용기가 아니라 준비가 필요 할 지도 모른다.
#
이 책은 틀렸다고 말한다. 그리고 한 순간에 완벽해 질 것을 주문한다.
무릇 주장이라면 그래야 하겠지만 과학으로 대표되는 이성 아닌 영역에서 이렇게 관용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새롭다.
변화의 노력에는 가치를 두지 않고 오직 완성 된 것에만 행복이라는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이 냉혹하다.
#
책은 목적론이나 인정욕구의 해석, 칭찬의 목적 등을 스스로 antithesis 안티테제라고 설명한다.
보통은 이해되거나 수용되지 않는 이 것들의 대해 인지하고 그 생각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 일부는 나의 생각과 같아서 놀랐다.
사실 놀랍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인생의 모든 시간을 이성으로만 혹은 감성으로만 살 수 없기에 매 순간 맞닥뜨리는 문제마다 가지고 있던 수많은 저울 중 하나를 꺼내 든다.
그 것 중 몇 개쯤이야 같을 수도 있는 것이니까.
하지만 어떤 저울이 더 나은 사람을 만드는 것인지, 우리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하여 저울을 타인과 비슷하게 맞춰가야 할 것인지는 생각해볼 문제이다.
어쩌면 우리가 가진 저울 중 몇가지는 앞으로 탄생할 Synthese 진테제와 부합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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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후반부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여행의 목적은 그 곳에 다녀오는 것이 아니라 집을 나서는 순간 부터가 여행이다.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해서 여행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 질 수 있을까’라고 생각 해 봤다면, 이미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것이 아니며,
행복은 목적지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고민의 출발부터 우리는 행복 위에 서 있다고 생각해본다.
그것이 와 닿지 않는 이유는 아직 그 여행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여행이 끝나면, 그간의 피로와 함께 많은 순간과 감정을 추억하며, 더 멋진 여행을 계획하고 있을 것이다.
#
*근래 읽은 책 중 가장 많이 표시(나중에 다시 들춰 보기 위해)를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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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1
 
다른 글에서 보았으면 너무나 무의미하게 멀어 보였을 책장 위의 물리적인 공백이 의식의 단절로, 시간의 가속으로, 혼란스러움을 가중시키는 장치로 느껴졌다.
비어있음으로 꽉 찬 공백 또한 어떤 의미로 들어온다는 것은 설레이는 체험이었다.
 
어쩌면 그 뒤로 흐릿하게 비쳐 보이는 건너 페이지의 음영이 기억과 생각의 흐릿함으로 무의식 중에 심상화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고전적으로 시간은 망각과 연결짓는다. 그것은 누적된 시간과 과거의 망각을 의미할 것이다.
마치 놓아둔 사진 위에 쌓이는 먼지처럼, 오래된 기억일 수록 수북이 먼지가 앉아 잿빛으로 흐릿하듯.
책에서는 한가지의 현실을 더한다.
오래된 시간일 수록 새로운 시간을 거부한다.
 
초로의 주인공은 알츠하이머가 가져올 완전한 망각이라는 미래에 대해 초연하고,
목전의 위기 극복에 집중하는 참으로 담담한 인간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과거와 미래의 상실 후 현재의 나까지 없어져버린다는 사실에 그렇게 무신경 할 수 있을까.
하지만 한 걸음 물러서서 보면 어쩌면 이야기가 시작되는 그 전부터 그는 격렬한 투견처럼 살아오고 있었던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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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독서록 2019. 10. 11. 14:14
2017.10.16
 
미술을 곁에 두는건 즐겁다.
내 인생에 미술이란건 아마 팔꿈치 언저리에 묻은 물감 처럼 느끼지 못했던 일상이었던 것 같다.
내가 팔꿈치에서 발견한 그 낯선 원색으로부터 점점 물들어가기 시작한건
2013년 어느 우연한 날, 홍대에서 부터 일 것이다.
 
미술은 신화와 종교, 인물과 자연 같이 작가와 대중 서로가 아는 무엇 또는 설명 가능한 것 위에 각자의 이상을 선과 색으로 덧칠하여 표현해왔다.
요컨데 그 모양과 색채는 처음 보는 것이언정 그 작품 공간 안에는 대상이 있었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 마주하고 있는 일부 미술에 대하여, 내가 깨달은 순간을 찾아 공감해보라는 식으로 던지는 미술은 비싼 똥이라고 생각한다.
 
카지미르 말레비치는 검은사각형과 함께 자신의 그림에 대해 '그 어떤 표현도 불가능하다'고 남겼고,
후일 그 이상의 절대성을 의미하는 미술은 더 이상 미술이 아니라는 괴리에 빠져 과거의 화풍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100년의 시간은 검은 사각형 위에 원래 그러한 듯한 균열을 만들었고, 흰바탕 위의 흰사각형은 궁극에서 조금 멀어졌을까.
지금도 검은사각형 앞에서 수만명의 사람이 수만가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화가의 의도와 공유 된 부분은 그 중 얼마나 될까.
현대 추상 미술을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아니나, 미술은 계몽과 깨달음의 영역인가 하는 질문이 남는다.
 
흰 캔버스 위에 무슨 의미랍시고 칠해둔 몇겹의 사각형 앞에서 시간을 낭비하느니 차라리 화장실에 앉아서 바닥의 타일이나 벽의 얼룩을 감상하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원근법, 해부학, 유화, 명암, 알라 프리마, 색채 이론(보색 병치), 현대성, 표현, 추상, 착상)
 
그림을 즐기는 건 좋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느리게라도 가까워 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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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독서록 2019. 10. 11. 14:11
2017.10.06
 
50점 정도의 성적을 가진 사람이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하기 어렵게 된 사회를 바꿔가야 한다.
인생의 이른 시기를 앞으로의 평생을 위해 집중 학습의 시기로 못 박아 둔 것은 분명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다.
하지만 지나온 그 모든 곳들이 모두 한 방향을 향해 앉아야 하는 장소였었기에 조금의 안타까움이 남는다.
[반복적인 객관식 평가를 통해 진리는 실재하는 것이며 세상은 옳음과 그름으로 판단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세계관을 뿌리 깊게 내재화 시킨다.]
나는 어떠한 계기로 땅 위를 향하는 뿌리를 하나 뻗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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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1
 
정의는 합의 될 수 없는 무언가로 생각된다.
어떤 문제를 놓고 정의라는 각자의 잣대를 하나씩 들고 자신의 위치에 선 후에는, 아무도 쉽게 걸음을 떼지 않는다.
그곳엔 합의점은 있을 수 있지만 여전히 정의는 각자의 위치에 있을 뿐이다..
다만 이 과정을 거친 후 다시 한번 같은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서로의 위치는 이전번과는 조금씩 달라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대화를 통해 결론을 얻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또 다음번에 조금씩 변했을 서로의 위치에서 같은 문제에 대한 토론을 반복함으로써 조금 더 서로의 온기를 느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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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이유는 없이 라오스행을 결정하고
나서 우연히 눈에 띄어 구입한 책
 
책 내용이 뭐가 됐든 제목 때문에
(더하여 작가 때문에)이런 우연이?
이거 살 수 밖에 없는거군? 하고.
 
어쩌면 내가 나에게 질문하고
스스로 답해야 할 한 줄 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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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100퍼센트의 상대가 자신을 찾아 주었을 때
이처럼 간단하게 꿈이 실현되어 버려도 좋은 것일까 하는..두 사람의 마음 속에 약간의, 극히 사소한 의심이 파고든다.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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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한 아들에게 (작자 미상)
 
내 손은 하루 종일 바빳지.
그래서 네가 함께 하자고 부탁한 작은 놀이들을
함께 할 만큼 시간이 많지 않았다.
너와 함께 보낼 시간이 내겐 많지 않았어.
 
난 네 옷들을 빨아야 했고, 바느질도 하고, 요리도 해야 했지.
네가 그림책을 가져와 함께 읽자고 할 때마다
난 말했다.
"조금 있다가 하자, 얘야."
 
밤마다 난 너에게 이불을 끌어당겨 주고,
네 기도를 들은 다음 불을 꺼주었다.
그리고 발끝으로 걸어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왔지.
난 언제나 좀 더 네 곁에 있고 싶었다.
 
인생이 짧고, 세월이 쏜살같이 흘러 갔기 때문에
한 어린 소년은 너무도 빨리 커버렸지.
그 아인 더 이상 내 곁에 있지 않으며
자신의 소중한 비밀을 내게 털어 놓지도 않는다.
 
그림책들은 치워져 있고
이젠 함께 할 놀이들도 없지
잘 자라는 입맞춤도 없고, 기도를 들을 수도 없다.
그 모든 것들은 어제의 세월 속에 묻혀 버렸다.
 
한때는 늘 바빳던 내 두손은
이제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
하루 하루가 너무도 길고
시간을 보낼 만한 일도 많지 않지.
다시 그때로 돌아가, 네가 함께 놀아 달라던
그 작은 놀이들을 할 수만 있다면.
 
(류시화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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