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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0.11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2018.02.05
 
1. 그날 우리의 만남은 몇 가지 조건의 확률을 따져보면 약 천분의 일 정도다. 그래도 우리는 만났다.
 
2. 어느 날 아침 시리얼을 사러 갔던 식료품점 계산대에 서서 나는 왜 다른 사람에게 만큼 너에게 관대하지 못했던 것일까 내 신발을 내려다 본다.
 
3. 앞으로 우리의 낙원이 될 지도 모르는 스페인의 한 농장에 도착한 날 갑자기 네가 아팟다.
   네가 좋아하지 않으리란 걸 알지만 내가 데려온 의사는 이렇게 진단했다.
   [안헤도니아 : 행복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갑작스러운 공포에서 생기는 것으로, 고산병과 아주 흡사하다.]
   스페인의 이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사이에 흔한 병이라고 했다.
 
4. 네가 자주하던 말이 있다. “문제를 말하면 진짜로 문제가 생겨”
   문제를 언제 고백하느냐에 따라 결과에 심각도에 차이가 조금 생길뿐이지 음성의 파도가 어떤 문제를 춤추도록 시작하게 만드는 건 아닌 것 같다.
 
5. 너와의 기억 겉봉투에 한 줄을 써넣고 어디쯤.. 넣어둔 위치를 잊어버리고 싶은 서랍에 넣을 차례이다.
   니체도, 홉스도 이럴 때를 위해서 선과 악을 명쾌히 구분해 두었지만 나는 그 위에 이렇게 쓴다. agaton aplox.
 
6. 네가 빗을 두었던 자리가, 네가 머리를 기대고 책을 읽던 소파가, 모든 곳에서 처음부터 끝까지의 크기로 나를 네가 없는 세계로 거세게 내동댕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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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한 문장으로 완성되는 그럴듯한 이유를 댈 수 없기 때문에 ‘네가 좋아하는 주근깨가 없어져도 날 사랑할꺼야?’ 같은 불안한 질문을 한다.
철학적이던 실증주의적이던 100명이 300가지 이상의 해석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한 단어(두 글자 혹은 네 글자)로 무성의하게 분류해 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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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당신이라는 사람 그 자체를, 당신이기 때문에’ 라는 말을 설득력 있게 받아들이도록 하려면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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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alking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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