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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0.11 팩트풀니스 (FACTFULNESS)
2019.06.27
 
[비평] 우리가 속해 있지만 살고는 있지 않는 곳에 대한 이야기
 
결론부터 쓰자면, 우리가 세상의 어떤 부분에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그것은 비난받을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느 작가가 했던 말을 빌리자면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으며
 우리는 그 안에서 배우고 알아야 할 것이 너무도 많기 때문에 독서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
이처럼 우리는 자신의 주변에만 관심을 쏟아도 부족할 지경이다.
때문에 생활의 지평선 너머의 세계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그 자체로써 대단한 헌신적인 행위 일지도 모른다.
 
책 이야기로 넘어가자.
몇 장의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무지한 이국인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늘어놓을 준비가 되어 있는 어떤 서양 노인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안타깝게도 노인은 썩 좋은 언변을 가지고 있진 않은 것 같다.
그는 대뜸 “너희들은 세상으로부터 잘 못된 정보를 얻고 있기 때문에 안 좋은 편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침팬지 보다 멍청한 것이다.”라고 윽박지른다.
서두에 썼듯 그 말에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내가 그의 언변에 안타깝다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는 그의 비난이 당신을 향한 배려나 세월의 지혜로움을 하나도 담고 있지 않은 날것의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어서 그는 자신의 무용담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내가 세계의 어디를 가든 모두들 멍청하게 일을 하고 있으며 나는 그것을 알아차렸고, 사실적 데이터를 기반한 해결 방법을 찾아 그들을 계몽 시켰으며 많은 생명을 구했다.
내가 방문하지 않은 세계는 여전히 멍청하게 일하고 있으며,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세계의 여러 기관이 나의 시각을 따를 것을 권한다.
’책의 깊이에 비해 꽤나 많은 두께를 차지하는 참조 문헌 섹션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여백이 이 무용담의 반복으로 채워져 있다.
 
사실 책의 큰 두 가지 콘셉트인 ‘통계적으로 제대로 사고하는 방법(사기당하지 않는 방법)’과
‘보건 분야의 세계적인 흐름(이 세상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보다 괜찮다는 것을 의미하는 지표들)'의 면에서만 보면 썩 나쁘진 않다.
문제는 위 두 가지 핵심은 매 챕터의 일부분, 그것도 대부분 마지막에 단 몇 줄로만 정리되어 있다는 것이며,
그마저도 나중에 다시 책을 뒤적여 볼 만한 인상적인 내용은 없었던 듯하다.
그렇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의미가 퇴색되어 버릴 데이터들만 잔재해 있는 이 책을 책장에 꽂아둘 필요가 있을까?
 
끝까지 이 책에 대해 아쉬운 점은 ‘상식과 상식이 아닌 것을 구분하지 않으며’, ‘모르는 것과 틀린 것의 차이’를 구분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근사(approximately)하게 알고 있는 것과 근거 없는 추정’을 구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대중적으로 읽힐 만한 책은 아니라고 본다.
세상에는 더 친절하게 통계를 읽는 방법을 알려주고, 흥미로운 데이터를 보여주는 책들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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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alking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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